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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의 승리

hachis 2024. 11. 28. 12:02

다윗이 승리한 두 번째 원인은 ‘방법의 승리’였다.

여부스 족속은 다윗의 군사들이 예루살렘을
침공할 거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들을 업신여기며
조롱했다.

6절을 보자.

왜 여부스 족속은 다윗의 막강한 군사력을
이렇게까지 비웃고 조롱했을까?

그들은 군사력 이전에 그들이 갖춘
요새의 방어책이 아주 견고했기에
누구도 이 성을 점령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부스 족속이 거하던 시온성은
천혜의 요새였을 뿐 아니라 그 높은 곳으로
물을 공급하는 수로가 연결되어 있었기에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성읍이었다.

그들은 예루살렘 동편 기드론 골짜기에 있는
기혼 샘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지하 수로로 연결해
성안으로 공급했다.

그래서 공성전이 벌어져도 지하 수로로 식수를
공급받았기에 물을 길으러 성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됐다.

이 수로 시설은 그들이 성을 지키기 위한
완벽한 조건이었다.

그렇다면 다윗은 이러한 국방력과
군사 자원의 공급 체계까지 갖춘 시온성을
어떻게 점령한 걸까?

아마 다른 방법으로는 성을 점령할 수 없음을 알고,
정탐꾼을 보내 탐사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을 탈환할 결정적 전략을 얻는다.
8절 앞부분을 보자.

그날에 다윗이 이르기를 누구든지
여부스 사람을 치거든 물 긷는 데로 올라가서
다윗이 발견한 방법은 바로 “물 긷는 데”였다.

높은 절벽인 시온성에 기혼 샘물을 길어 올리는
바위벽을 타고 올라가는 게 그의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적중했다.
수로로 잠입한 병사들이 성안으로 들어가
성문을 열자 대기하던 나머지 군사들이 일제히
성안으로 들어가 시온성을 점령해버렸다.

하늘의 지혜로 열어주셨던 싸움의 전략은
너무나 명쾌했다.

많은 피를 흘리거나 큰 희생을
감수할 필요도 없었다.

강한 것을 약하게,
약한 것을 강하게 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방법이었다.

이것이 ‘방법의 승리’다.

여부스 족속의 자랑거리였던 전략적 공급처는
다윗에게 역이용되어 그들의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말았다.

자랑이 틈이 된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 앞에서 인생의 강함은
결정적인 틈이 되거나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부스는 역사적으로 침략을 받아본 적 없던
난공불락의 요새를 의지해 안전을 확신했으나,
하나님은 이를 무용지물로 만드시고
그들을 부끄럽게 하셨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생의 자랑을
어떻게 쓰시는지 알 수 있다.

또 인생의 번영에 기대어 안전을 추구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배운다.

우리는 말씀 위에서 ‘강함’과 ‘약함’을 재정의해야 한다.
과연 무엇이 우리의 강함이고 약함일까?

인생은 인생의 자원에 기대어
사치스러운 행복에 빠져서 살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돈 좀 벌린다고 돈에 기대고, 이름 좀 날린다고
이름에 기대고, 유독 건강하다고 건강에 기대며
안전을 확신하다가는 인생의 성읍을 빼앗기고 만다.

결국 우리의 약함은 자신의 강함을 자신하는
교만에서 오고, 강함은 자신의 약함을 인식하는
겸손에서 온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 가시는 방법,
누구도 그분 앞에서 자랑할 수 없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오직 겸손히 그분의 도우심을 구하는 자만이
인생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마침내 다윗은 시온성을 점령하고
‘다윗성’이라 이름을 붙인다.

이후 그 봉우리 위에는 여호와를 위한
성전이 세워지는데, 다윗은 그곳에
다윗의 장막을 세우고 언약궤를 안치한다.

그의 삶의 궤적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세우고,
시온성을 탈환하고, 블레셋을 정복하고,
언약궤를 안치하고, 그곳에 성전을 세우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우리는 그가 인생의 목적을 권력과 지위에 두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통치 선언과 이스라엘의 회복에
두었음을 본다.

이 유일한 삶의 목적이
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것에 깊이 감동하게 된다.

-여섯 걸음, 원유경